천연발효식초/발효식초 만들기

천리초,천리식초

하제식초 2015. 6. 22. 15:35

고문서에 보면 재밌는 식초가 있습니다.

천리초 혹은 천리식초라고 부르는 것인데 일종의 분말형태의 가루식초를 만듭니다..


"씨를 제거한 오매 1근 정도를 엄초(진한식초) 5되에 하룻동안 담갔다가 햇볕에 말린다. 다시 초에 담갔다가 햇볕에 말려 다시 담근다

초가 모두 없어잴 때까지 담가서 말려 가루로 빻는다. 이 가루를 다시 초에 담갔다가 떡처럼 쪄서 가시연밥 크기의 환을 만들어

먹을때마다 뜨거운 물에 넣으면 바로 좋은 초가 된다. (고사신서 1771년) "


"씨를 발라낸 오매 1근을 초 5되에 하룻동안 담근다.

1을 볕에 말리고 다시 초에 넣고... 초가 다 없어질때까지 반복한 후 가루로 만든다.

가루에 초를 넣고 쪄서 가시연밥크기의 환을 지어둔다.

1-2알을 뜨거운 물속에 넣으면 곧 좋은 초가 된다.   (산림경제(18세기))"


그외 해동농서(18세기말), 임원십육지( 1835년경), 농정회요(1830년)등에 위와 비슷한 내용이 있는데요,,

만드는 법이 그다지 어렵지 않아서 한번 시도해봅니다..


우선 "오매"라는 것을 알아봐야 하는데요,

오매는 주로 의학서적에 나오는 말인데 문서마다 조금씩 다르게 표기되긴 해도 공통적인 부분을 모아보면

"덜 익은 푸른 매실을 40도(혹은 60도)의 온도에 훈증 하거나 재에 그슬리거나 해서 까맣게 된 것"을 말합니다..


예전엔 노랗게 익은 황매를 제대로 익은 매실로 봤고, 요즘 우리가 먹는 푸른 매실을 덜 익은 매실로 취급했답니다..

그래서 덜 익었다고 보고 훈증을 통해 법제를 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오매는 고의학서적에 약제로 취급되서 치료제로 많이 쓰였습니다..


그래서.. 현대 지식에 입각해 "법제"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건조에 들어갔습니다..




건조기로 말린 매실...




작년에 담은 미강식초에 담굽니다.. 

자박하게 매실이 잠길 정도로 부었습니다..




충분히 식초를 머금으면 건져서 체에 받쳐 식초를 받아내고 다시 건조기로....





바짝 말린 후 다시 식초에 담그고.... 를 반복합니다..




식초색이 점차 짙어지고 양이 줄어듭니다..

총산도가 6%가 넘어서 담궜다 건지고 반복해도 망가지지 않습니다.

대신 걸죽하고 매실향이 강해져서 맛이 좋아지네요...^^



마지막으로 담은 상태..

처음보다 식초양이 푹~ 줄었죠..

한두번 뒤집어 줘야 식초를 골고루 먹습니다...



더 이상 식초가 남아있지 않은 상태여서 아주 바짝.. 말립니다... 





그리고 믹서기에 갈아 가루로....

그래서 일단은 가루식초가 되긴 했습니다만,,


추측컨데 그 시대엔 이걸 가루상태로 보관하기가 힘드니까

쪄서 동그랗게 빚어 환으로 만든게 아닐까 싶어요..


전 지금 이 상태로 보관중입니다..

조만간 선생님을 만나 머리 맡대고 이걸 뭐에 쓸까 고민해 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