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발효식초/발효식초 만들기

[스크랩] 같이 만들기 - 현미식초 3 (술거르고 초 앉히기)

하제식초 2013. 4. 2. 23:13

제가 저 술담고나서 감기에 걸려 아직까지 골골거립니다..

좀 나아지면 거를까 했는데 도저히 감기가 떨어지지 않아 비실거리며 거르고 사진을 찍었더니

죄다...... 수전증....-.-;;

 

우선 술담고 2-3일 지난 사진입니다.

누룩은 전분질만 당화시키고 이외의 성분들은 그냥 남겨놓습니다.

해서 현미에 있는 일부 단백질, 지방등의 성분은 그냥 고스란히 저렇게 표면에 뜹니다..

빠르면 2-3일, 늦으면 3-4일정도에 술은 부풀어 오릅니다.

 

발효액처럼 흔들어주지 않고 그냥 냅두니 내부에서 알콜발효가 생기면서 가스가 차서

표면이 좀 올라오면서 표면이 지진도 나고 뽀글거리기도 합니다.

 

마치 곰팡이 처럼 보이지만 얇은 끈기가 있는 막입니다.

손으로 살짝 터트리니 뭉개지면서 사라지네요.

그래도 술은 건드리지 않아야 합니다.

내부로 공기가 유입되면 술이 되기보다 신맛이 강해지거든요..

 

옆부분을 보면 처음엔 현미가 수분을 모두 빨아들여 된밥처럼 보이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쌀이 삭은듯이 보이고 물기도 점차 많이 생깁니다..

탱글거렸던 밥알이 퍼진듯이 보이지요..

 

술담고 10일정도 지났을때 표면입니다.

거뭇거리는게 곰팡이 핀게 아니고 처음부터 누룩의 꺼무티티한 것이 있던게 그대로 남아서입니다.

부풀었던 것도 다 가라앉고 갈라진 틈에서 가끔 한번씩 뽀록.. 뽀록 거립니다..

 

윗사진과 비교하면 수분도 더 늘어나고 밥알도 많이 삭은 상태입니다.

밥을 담고 흔들지 않았는데 테두리가 지저분하죠.

지저분한 부분이 술이 부풀어올랐다가 다시 가라앉은 표시입니다.

최대로 부풀었을때와 술이 다 되서 가라앉은 길이가 손가락 1-2마디 정도가 좋습니다.

 

1-2일이 지나도 술이 더 이상 가라앉지 않고 뽀글이도 점차 줄어들면 술을 거를 준비를 합니다.

보통은 고운채에 쳇다리를 걸고 하는데 이 술은 그다지 양도 많지 않아 그냥 거름망을 씁니다.

밥그릇으로 조금씩 떠내서 체에 받쳐 술을 거릅니다.

건더기는 주무르지 않고 그냥 짠다..는 정도로 손으로 한번 꼭 쥐거나 눌러 술을 빼고 건더기는 덜어놓습니다.

 

건더기가 이렇게 나왔습니다..

술이 아쉬우시면.. 이 건지를 큰 그릇에 담고 물을 자박하게 부어 손으로 몇번 주무르고

다시 체에 받쳐 꼭 짜내면 한두번은 맛을 볼 수 있는 정도 술이 나옵니다..^^;;

전,, 술을 안먹으니 그냥 버립니다..^^;;

 

건더기를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양이 별로 안됩니다.

밥알이 삭아서 손으로 꼭 짜면 다 빠져나가고 누룩과 밀껍데기, 현미껍데기등만 남습니다..

 

술은 이만큼 나왔습니다.

술찌게미에 물을 섞어 걸러낸 것은 섞지 않습니다.

왜냐면 초를 앉히려면 중요한 알콜 돗수를 맞추기 위해서입니다..

 

술을 담았던 통을 깨끗이 씻은후 키친타월로 물기를 닦고 거른 술을 계량해서 넣습니다.

전 3.3리터 정도 나오네요..

 

자.. 여기서부터 주의깊게 보셔야 합니다.

초산발효는 발효효소처럼 그냥 대충 당도만 맞춰넣는다고 일어나지 않습니다.

초산균은 좀 까다로운 애들이라 온도, 알콜돗수등을 잘 맞춰줘야 합니다.

초산균은 6-8도의 알콜돗수를 맞춰줘야 합니다.

6도보다 낮거나 8도보다 높으면 초산발효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낮으면 잡균이 발생되고, 높으면 초산균이 죽습니다..

 

해서, 지금 계량에 맞춰 술을 담으셨다면 술은 13도 내외의 술이 나옵니다.

때문에 걸러낸 술에 동량의 물을 섞어주면 7도 전후의 술이 됩니다.

계산하기 쉽죠..

 

과일로 발효주를 만들어 식초를 만들때도

처음부터 발효주의 당도를 맞춰서 담아줘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보통 알콜발효를 하게 되면 당도의 반정도의 알콜돗수가 나옵니다.

그런데 천연발효로 만들어지는 최고의 알콜돗수는 16도 내외라고 합니다.

보통은 14도 내외로 만들어지는데 초산발효가 제일 잘 일어날 수 있는 돗수가 6-7도이니

12-14도의 알콜돗수를 목표로 알콜발효를 시키면 나중에 계산하기 쉽겠죠..

 

그럼 여기서 이런 생각도 하게 됩니다.

처음부터 그냥 알콜돗수 6도를 목표로 하면 안되나.. 귀찮게 물 섞지 말고....

그래도 되긴 하는데요, 알콜돗수를 낮게 만들기 위해 물을 섞으면 자칫 발효중에 부패되기 쉽답니다..

또, 발효식초를 만드는 주재료인 사과나 포도등 과일의 당도가 12브릭스보다는 높기 때문에

물을 섞는 것보다는 안전하게 발효시키기 위해선 당도를 높이는 것이 낫겠죠..

 

그럼, 당도를 더 높이면 더 알콜 돗수가 높아지냐...

그건 또 아닙니다..

30브릭스 정도로 알콜발효를 시킨다고 해도 필요한 당은 24-6브릭스 정도고 남은 당은 그냥 남아있습니다.

즉, 단맛이 남아있는 술이 되지요.

그런데 이럴 경우 초산발효를 할때 남은 당을 갖고 다른 발효가 일어나기 때문에 

되도록 당분이 남아있도록 담는 것은 여러가지로 피해야 할것같습니다..

 

물을 섞은 통에 이렇게 한지로 덮고 날짜를 적어놓습니다...

참.. 여기서 하나 더 중요한 것.

알콜발효는 혐기성발효고 초산발효는 호기성발효입니다.

알콜은 밀봉상태에서, 초산은 공기에 완전 노출상태로 해야 한다는거죠..

이 말은... 이 두가지 발효가 동시에 일어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또 하나, 알콜발효는 당분을 필요로 하지만 초산발효는 순전히 알콜만 먹습니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발효를 하죠.

그러니 3-4일안에 시큼해졌어요......... 이것은 초산발효가 아닙니다..^^;;

 

이번에는 이불로 둘둘 쌓아줍니다. 빛이 들어가지 않도록.......

 

초산균은 아주 예민한 애들입니다.

알콜돗수도 맞춰줘야 하고, 공기도 잘 공급해줘야 하며, 또 한가지, 온도도 맞춰줘야 합니다.

초산발효가 제일 잘 일어나는 온도는 28도 내외입니다.

평균 25-30도라고 합니다.

30도가 가장 좋긴 한데.. 공기 잘 공급하면서 30도 만들긴 요즘 날씨론 힘들죠..

그러니 그냥 25도라도 되라고 아랫목에 두고 이불을 둘둘 쌓아줍니다..

이렇게 해서 정말 잘~~~~ 발효가 된다고 해도 3주가 걸립니다.

보통은 한달을 잡습니다..

만약 20-25도정도로 보온을 해준다면 6-8주가 걸립니다..

20도 이하로 보온을 한다면 100일이 걸린다고 하네요..

 

이 날짜도 알콜돗수도 안정적이고 빛도 차단하고 공기도 잘 공급되었을 경우랍니다.

 

온도에 아주 민감한 애들이라 보관중에 온도가 낮아지거나 하면 발효도 늦께 진행되고,

온도가 높아지면 더 빠르게 되기도 합니다.

참, 32도가 넘어가면 초산균은 죽습니다..^^;;

 

이젠 2-3일에 한번씩 통을 흔들어주면서 초산균이 잘 증식하도록 해주면 됩니다.

만약 천연발효시킨 식초가 있다면 소주잔으로 한잔 정도 넣어주면 도움이 되겠죠..

보통 모균 혹은 종초라고 하는데 초막덩어리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는데

그냥 천연발효시켜 만든 식초를 씁니다.

씨간장처럼 잘 익은, 맛좋은 식초를 말하죠..

 

이렇게 만든 천연식초는 약 3.5-4도 정도의 산도를 가집니다.

양조식초보다는 약간 낮은 산도죠..

 

이때쯤.. 다시 전통 항아리를 살펴봅니다..

초항아리라고 하죠..

뒤쪽에 보이는 몇개의 항아리도 초항아리입니다.

공통점이 있죠..

입구는 작고 가운데는 뚱뚱하고 옆으로 작은 주둥이가 달린 것..

 

 

참, 현명하지 않나요..

요즘처럼 미생물학이나 발효학이란 부분도 없었을텐데

식초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기능을 모두 갖춘 용기입니다..

 

입구를 늘 열어두어야 하는 식초통의 특성상 먼지나 벌레 들어가기 힘듭니다.

그러니 공기가 통하도록 필요한 크기의 작은 구멍만 낸 겁니다.

주둥이는 소청이나 짚등으로 막아둡니다. 

때분에 공기는 자유로이 드나들었지만 다른 이물질등은 못들어갔겠죠.

또, 빛을 싫어하는 초산균들에게 빛을 최대한 막아주는 역할도 했을겁니다.

 

중간은 뚱뚱합니다..

이것은 초의 표면적을 넓게 해서 공기접촉을 되도록 많이~~~~ 하기 위한 것입니다.

식초발효에 공기가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나봅니다..

조그만 주둥이로는 입구를 열고 닫고 하지 않고도 식초를 조금씩 따라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난번 겹오가리도 그렇고 이 초항아리도 조상의 지혜가 듬뿍 담겨있습니다..

 

천연발효식초는 발효식품의 마지막이라고 합니다..

과정이나 발효기간이 다른 발효식품보다 복잡하고 길거든요.

뿐만아니라 아주 예민하고 까다로운 애들이라 잘 만들면 6개월, 보통은 일년정도를 생각하고 담습니다..

담는데만 최소 3개월, 숙성시키는 것이 3개월입니다..

 

지금 담는 현미식초가 완성되면 전 살균을 해서 보관하고 먹을 생각입니다..

보통은 살균하지 않고 숙성을 3-4개월 시킵니다.

그런데 맛도 향도 좋은 과일식초일 경우엔 그렇게 하겠지만

전 그냥 요리에 쓸 식초를 만드는 거라 저온살균해서 쓸거예요..

나중에 완성되고 나서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음료로 쓰실거면 그냥 3-4개월 더 숙성시키시면 됩니다.

그런데 현미식초는 그렇게 맛이 좋은 식초가 아니라서 음료로는 그다지...

 

음료로 쓰실거면 좀 더 좋은 성분과 약성을 지닌 것들로 발효시켜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단.. 이미 좋은건 다 빠진... 건지로는 만들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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