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발효식초/발효식초 만들기

포도발효식초 만들기 - 1

하제식초 2011. 10. 17. 17:43

 

식초의 재료는 무엇이든 가능합니다.

그러나 맛과 영양, 또 식초로 만들기 쉬운 것을 생각한다면 과일이 제일 많이 쓰입니다.

과일 역시 제철이 아니면 그 성분을 섭취하기 어려운데

과일에 많은 유기산을 이용해 자체 발효를 시켜 식초를 만들어 놓으면

사시사철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식초를 섭취할 수 있어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그럼 식초를 만들어 봅니다..

우선, 일차발효인 알콜발효를 준비합니다. 여기서 중요한게 설탕의 양입니다.

재료와 설탕이 섞였을때의 설탕농도 즉 브릭스가 24정도로 맞춰져야 합니다.

즉,,  전체에서 설탕양이 24프로 정도..

포도는 대략 13-14브릭스, 사과는 11브릭스 내외랍니다..

그러니 포도는 10킬로 하면 1킬로 정도의 설탕이 필요하고,

사과 10킬로라면 설탕은 1.3킬로 정도로 맞춰 넣습니다.

이렇게 맞춰서 알콜발효를 시키면 알콜돗수가 14도 내외의 술이 만들어 집니다.

이 알콜 돗수가 중요한 것은 초산발효시에 가장 적당한 알콜 돗수가 6-8도입니다..

1차 발효를 시켜 나온 술에 동량의 물을 섞으면 초산발효에 적당한 알콜돗수인 7도 내외가 맞춰지기 때문입니다. 

6도 이하가 되면 너무 천천히 초산발효가 되어 자칫 부패되기 쉽고, 10도 이상이 되면 아예 초산균이 살기 힘들어집니다..

때문에 알콜발효시에 알콜 돗수를 어느 정도 맞춰 놓는 것이 후에 초산발효에 도움이 됩니다..

그럼 설탕을 더 많이 넣으면 알콜 돗수가 더 높아지지 않을까 궁금하시겠지만

과일이나 산야초에 설탕을 넣고 알콜발효를 시켰을때 나올 수 있는 제일 높은 알콜돗수가 24도 내외입니다.

설탕을 더 넣는다면 24도 정도가 되도록 발효가 일어나고 나머지 설탕은 그냥 당분으로 남아있게됩니다.

그러니 궂이 더 넣을 필요도 없고 더 넣어봤자 당도가 높은 식초나 술이 될 뿐입니다..

 

발효식초로 좋은 재료인 포도를 준비합니다.

당도가 높은 머루포도를 흐르는 물에 씻어 물기를 뺍니다.

보통 포도는 14브릭스 정도지만 머루포도는 16브릭스까지 나옵니다.

때문에 설탕을 조금이라도 덜 넣을 수 있어 머루포도로 준비했습니다.

 

우선 재료를 준비해 잘게 썰어줍니다.

덩어리로 되어있는 것보다 잘게 부숴주는 것이 발효에 도움이 됩니다.

믹서기로 갈아도 되지만 나중에 체에 받칠때 잘 걸러지지도 않고 때문에 식초가 탁해지기도 합니다.

 포도를 송이송이 따서 손으로 으깹니다.

사과라면 주사위보다 약간 큰 크기로 잘라서 넣고 껍질채 넣습니다.

아울러 분량의 설탕을 넣고 잘 저어서 될 수 있는 한 모두 녹입니다.

이때 통에 적당한 내용물의 양은 약 70% 정도입니다..

통에 가득차도록 만들면 알콜발효시에 끓어오르면서 뚜껑을 넘어 에어락으로 올라옵니다..

그러니 약 60-70% 정도만 차도록 내용물을 넣어야 합니다..

 

그리고 한 2-3일정도는 밀봉을 하지 않습니다.

먼지가 들어가지 않도록 뚜껑은 닫고 에어락은 꼽지 않습니다.

대신 한지 같은 것으로 입구를 막고 테이프로 테두리를 붙여 놓습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초기 발효를 잘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2-3일정도 지나면 테두리로 작은 거품이 올라오면서 발효가 시작되는게 보입니다.

그럼 그때 뚜껑을 밀봉하고 에어락을 꼽아 놓습니다..

뭐 이렇게 하지 않고 처음부터 밀봉하고 에어락을 꼽아도 되지만

알콜발효를 시작하려면 일부 공기도 필요하기 때문에 2-3일은 공기접촉을 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발효통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와인만들때 쓰는 통입니다.

밀봉이 되고 뚜껑의 구멍에 에어락을 꼽아 내부의 이산화탄소는 빼주고 외부의 공기는 들어가지 못하게 해줍니다.

 

이것이 에어락이죠.

물을 부어놓으면 뽀록뽀록 탄소가 빠져나옵니다.

 

에어락을 꼽아 밀봉한 발효통입니다..

 

발효통에 넣고 벌어지는 일들은 우리가 매실효소 담글때랑 똑같습니다.

발효균이 설탕을 집어먹고 증식하면서 가스를 배출해냅니다..

증식할때 산소를 필요로 하는데 산소가 없음 가스를 다시 집어 먹습니다..

또 증식하면서 만들어낸 효소로 재료를 분해시켜 놓습니다.

그러다 더 이상 먹이가 없음 서서히 발효를 멈추게 됩니다..

약 23도내외의 온도에서 보통 3주 내외로 걸립니다..

물론 평균적인 발효환경을 봤을때의 기간입니다..

그럼 우리집에서 발효가 되기 시작하고 발효가 한창 일어나고 발효가 끝났다는걸 어떻게 알까요....

 

그것은 발효통에 꼽아놓은 에어락으로 알 수 있습니다..

에어락은 내부의 가스는 밖으로 빼주지만 물로 인해 외부의 공기는 통으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발효가 시작될땐 가끔씩 뽀글..뽀글.. 하지만

한창 발효때는 뽕뽕뽕뽕... 거리다 발효가 끝날때쯤 어쩌다 한번식 뽀글.... 뽀글......

이렇게 가스가 나오는 것을 보면서 발효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아래 동영상은 한창 발효가 진행중일때의 에어락입니다.

4-5초마다 한번씩 뽀글.. 뽀글.. 거립니다..

 

 

9월 28일에 담아서 30일에 에어락을 꼽았습니다..

10월 17일, 19일만에 뚜껑을 엽니다.

아래 사진이 뚜껑 열기 직전에 에어락입니다.

안쪽 덮개가 내려와있지요.

열기 전날에 스탠뚜껑을 살짝 눌러 내부의 가스를 밀어내서 에어락의 덮게가 내려오게 만들어 놨습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도록 저 덮게가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내부의 가스가 발생이 안되고 있다는 말이죠.

그 말은 알콜발효가 더 이상 진전되지 않는다는 말이구요.

그래서 개봉을 합니다..

 

에어락을 뽑아내는데 뿅~ 이나 푸식~ 이나 가스 빠지는 소리가 안납니다.

그리고 표면은 저렇습니다..

냄새는 물론 술냄새.... 위에 뜬건 껍질과 씨앗들입니다..

 

표면을 걷어내자 아래쪽으로 액체가 흥건합니다..

과육은 찾아볼 수 없고 껍질과 씨 뿐입니다..

알콜발효든 효소발효든 발효가 잘되었다면 이렇게 과육이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포도과육이 모두 삭아서(?) 물이.. 아니 술이 되버렸네요..

맛을 봤는데... 헉.. 쓰기만 합니다...ㅠㅠ

 

고운 망에 걸러 술만 뽑아냅니다..

 

억지로 짜내지는 않고 손으로 가볍게 눌렀습니다.

포도 8키로인데.. 나온건 냉면그릇 하나밖에 안됩니다.

껍데기랑 씨앗 뿐입니다..

 

포도주....?!

 

통에 담습니다..

원래는 항아리에 담아야 합니다.

그런데 항아리에 담으면 2차 발효시에 표면에 나타나는 변화를 체크하기 힘들어서

일부러 프라스틱 통에 담았습니다..

2차 발효는 항아리가 좋구요, 식초를 계속 담아드시려면 식초용 항아리를 따로 장만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 포도주는 적어도 13도 이상의 알콜돗수입니다..

때문에 그냥 이대로 놔두면 식초가 안됩니다..

초산균이 증식할 수 없는 알콜돗수거든요..

그래서 같은 양의 물을 부어줍니다..

양이 확~ 늘어났지요..

입구는 한지로 막았습니다..

항아리에 담을때도 이렇게 통이 넓고 입구는 한지로 막아야 합니다

보관은 20도 내외 그늘진 서늘한 장소입니다..

요즘 제가 사는 곳의 밖은 너무 춥고,

실내가 20도 내외정도라 그냥 부엌에 두었습니다..

초산균은 햇빛을 싫어하기 때문에 꼭 햇빛은 가려줘야 합니다~

이렇게 2차 초산발효를 시작합니다...

 

초산발효는 호기성발효로 공기접촉이 아주 중요합니다..

되도록 넓은 면이 공기와 접촉해야 함으로

좁고 긴 통보다는 넓은 통이 좋습니다.

항아리에 넣을때도 입구까지 채워 공기접촉면이 작아지게 하지 마시고

항아리의 가장 넓은 부분까지 채워서 많은 부분이 공기와 접촉되도록 해주세요..

 

2차 발효의 기간은 평균 6개월입니다.

그중 초산발효기간은 30일 내외이고,

나머지 4-5개월은 마무리 숙성기간입니다..

 

초산발효가 잘 되는지는 서너가지 눈에 보이는 증세(!)가 있는데요

그중 첫번째는........... 초.파.리.. 입니다..

초파리는 말 그대로 "초"를 좋아하는 파리입니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 강사선생님이 말씀해주신 겁니다..

초파리가 저 항아리나 식초통의 입구에 들러붙는답니다..

오늘 아침에.. 저 식초통 입구에 앉은 초파리를 봤습니다....^^;;

 

두번째는 냄새입니다.

 

새큼한 식초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알콜발효시에도 에어락의 입구에 코를 디밀면 술냄새가 진동하는데

초산발효시에도 역시 시큼한 식초 냄새가 진동합니다..

 

세번째는 초막입니다..

일주일에서 열흘정도 지나면 식초의 표면에 엷은 막이 생깁니다.

이게 초막인데 초산발효시에 필히 나타나야 하는 증세(!)입니다.

그러나 이 초막으로 인해 공기접촉이 막힐 염려가 있으므로

통이나 항아리를 흔들어 초막을 찢어놔줘야 합니다.

초산발효가 끝나면 이 초막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습니다.

때문에 초산발효가 제대로 끝났는지는 이 초막의 유무로 결정됩니다..

 

네번째는 소리(?)입니다..

초산균이 발효할때 역시 가스를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표면에서 샤샤샤~~ 하면서 마치 사이다 거품 터지는 듯한 소리가 납니다..

지금 제 식초통의 표면에 작은 거품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한창 발효가 진행될때에는 소리가 크다고 합니다...

물론 발효가 끝나면 소리가 더 이상 나지 않겠죠..

 

소리도 안나고 초막도 더 이상 생기지 않으면 초산발효는 끝난 겁니다..

그럼... 보관온도를 15도 이하 그러니까 서늘~~ 한 곳으로 옮기고 4-5개월정도 후숙을 시키면 음용할 수 있습니다..

 

그럼... 본격적인 2차 초산발효 과정은 다음 시간에......

 


 

거른지 3일된 식초통의 표면입니다.

초막은 아니고 살짝 새콤한 향이 나고 작은 거품이 생기고 있습니다..

알콜향과 함께 처음엔 나지 않던 시큼한 맛이 나는거 보니 초산발효가 서서히 시작되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