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음식/장류

멀고도 험한 보리고추장 담기 - 전편

하제식초 2012. 11. 17. 02:37

올핸 고추장을 제대로 담아보자고 이른 봄부터 결심했죠.

주변사람들이 보리고추장이 제일 맛있다고 해서 그걸로 낙점했어요.

 

다른건 몰라도 조청만큼은 직접 내보자고,

그래서 무도 심고 호박도 심었습니다.

 

그런데............. 어쨋건 결과는........ 아래 사진과 같이...... 개.판.

 

성미급한 제가 레시피를 잘못 받아적고는 그만.....ㅠㅠ

열받은 울 엄마......

다시.... 만들까..? 하는 수줍은 저의 제안에 단호하셨죠.

"안해."

"...쩝..."

 

그래서.... 그냥 고추장메주 만들기에 돌입합니다..

고추장메주는 고춧가루의 약 1/3-1/2정도 필요합니다.

또 콩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보리나 밀, 쌀, 찹쌀등 곡류가 포함됩니다.

 

고추장이 단지 맵고 짠 음식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실은 아주 과학적이고 영양적으로 균형잡힌 놀라운 "양념"입니다.

중요한 재료만 해도 고추, 콩, 잡곡, 엿기름, 소금등으로

단백질, 탄수화물, 각종 무기질이나 비타민등이 듬뿍 들어있습니다.

이것을 "음식"으로 생각하면 사악한 부류가 되지만

양념이나 조미료로 생각한다면 조금만 신경쓰면 매콤한 요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멋진 빽을 갖게 되는 겁니다~

 

필요한 메주는 콩+잡곡인데 이때 콩과 잡곡의 비율은 2:1정도입니다..

메주가 3키로 필요하면, 여기서 콩은 2키로, 쌀이나 보리, 밀, 찹쌀등 잡곡이 1키로 정도 있으면 됩니다.

먼저 콩을 삶다가 반정도 익으면 잡곡을 넣고 둘다 푹~ 익힙니다.

아예 처음부터 따로 익혀서 찧을때 섞기도 합니다.

 

전 2키로가 필요해서 압력솥에 콩을 삶아 가정용 절구에 빻아 장만합니다.

 

고추장용 메주는 이렇게 작게 만들어 가운데 구멍을 뚫은 후에

처마끝에 매달아..............는 옛말이고,

채반에 널어 2-3일 지나 꾸덕하게 마르면 면보를 덮고 이불 속에서 다시 1-2일을 푹~ 띄웁니다.

메주냄새가 콤콤히 나면 꺼내 햇빛에 바짝 말립니다.

1-2주 정도 필요합니다..

 

 

아주 잘 띄운 메주.

간장, 된장용 메주를 띄우거나 구입하더라도 쪼개면 이렇게 하얀 백국균이 골고루 퍼져있는게 좋은 메주입니다.

메주의 색은 사진보다 조금 더 검어도 괜찮은데,

너무 하얀건 건조기로 말린거라 그다지 권장하고 싶지 않습니다..

 

 

 

 

 

위의 세 녀석은 잘 뜬 메주고,

아래 사진은 중간정도 되는 메주입니다.

거뭇거뭇하거나 회색이 혹은 군데군데 눈에 확~ 뜨이지는 않지만 약간 노릇한 부분도 있습니다.

장만드는데는 크게 상관없습니다.

다만 메주를 씻을때 위의 하얀 균만 있는 메주는 대충 씻어도 되는데

요런 메주는 솔로 박박~~...^^;;

 

 

곰팡이의 색은 발효온도와 통풍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검은색 계열은 너무 고온에서 말리거나 통풍이 잘 안되어 습기가 많으면 생깁니다..

 

 

상태가 별로인 메주..

전체 메주가 다 이런 상태면 품질이 별로인데 약 5-10프로 정도라면 괜찮습니다~

 

주의해야 할 것은 파란색, 초록색, 붉은색 계통의 곰팡이가 있다면 노노~~

아주 나쁜 메주입니다..^^;;

 

 

전 이번에 보리고추장을 담을거라 고추장메주는 그냥 콩만으로 띄웠습니다.

보통 찹쌀고추장의 찹쌀양보다 조금 많이 넣는터라

메주는 그냥 콩만으로 합니다..

 

만약, 보통의 찹쌀고추장이라면 필요한 메주양의 일부를 보리나 쌀로 하세요.

구할 수 있다면 통밀로 하심 훨씬 더 구수하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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