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음식/발효액

거르고 2차 숙성중인 양파발효액.

하제식초 2012. 6. 28. 17:37

더 이상 거품도 없고 해서 거릅니다.

거르는 것은 100일이 지나도 되고 1차 발효가 끝난 시기인 거품이 잦아들면 곧바로 거르기도 합니다.

곧바로 거르면 잔맛이 없고 남은 것들이 재발효되는 현상도 막을 수 있습니다.

 

커다란 양푼에 아주 고운 망으로 된 천으로 거릅니다.

 

일단 액체는 걸러내고 망을 채반에 걸쳐 건지에서 액을 쪽~ 뺍니다.

저 건지는 그냥... 밭으로... 거름으로...

전 발효효소액을 거르면 남은 건지는 대부분 퇴비로 씁니다.

제대로 발효가 되었다면 건지에 남은 양분은 거의 없다고 하는게 맞습니다.

 

이렇게 뿌연 액이 받아졌습니다.

아주 살짝 거품은 나지만 이것은 액이 움직이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거품이고,,

향은.. 좋은 양파향과 꼬리~~한 부패직전 양파향이 같이 합니다.....-.-;; 

 

이렇게 한지를 2겹으로 해서 막고 고무줄로 쟁여둡니다.

이상태로 2차숙성이 다 끝날때까지 놔둡니다.

2차 숙성때도 일부 발효가 진행되기 때문에 밀봉하면 자칫 빵~~~~!!

2차때도 가끔씩 저어주고 흔들어줍니다.. 

 

액의 색은.. 불투명하고 농도는 그냥 시럽같습니다.

햇빛이 비치지 않고 서늘한 뒷방으로 고고~~ 

 

우리가 설탕을 넣고 발효시키는 효소라고 불리는 것은 대략 다음과 같은 과정을 겪습니다.

 

재료와 설탕을 섞어 통속에 넣으면 먼저 삼투압과정을 거칩니다.

재료속의 성분이 녹아나오게 되지요.

흔히 말하는 설탕이 녹는 과정입니다.

물을 넣지 않아도 설탕이 녹는....

그런데 재료들의 수분율은 모두 제각각입니다.

때문에 무조건 100%로 넣어도 수분양이 달라서 설탕농도가 모두 다르게 나옵니다..

설탕농도가 다르다는 것은 발효시간이나 과정이 다르게 진행된다는 거구요..

하여간.. 이 삼투압과정을 통해 액이 생기고 설탕이 녹고

아울러 재료속에 있는 좋은 성분들이 모두 빠져나오게 됩니다.

 

그리고나면.. 이 설탕이 미생물(효모)에 의해 분해되기 시작합니다.

설탕은 이당류고 분해되면 단당류인 포도당이 되지요.

이 과정에서 열과 에너지와 이산화탄소와 효소가 생기고 산소가 필요해집니다..

그런데 액속에 공기가 모자라면 발효과정중에 산소 대신 이산화탄소를 다시 쓰고

알콜을 만들어냅니다..

 

여기서 거품이 생기고 술맛이 나는게 되는거죠..

거품은 자연스런 발효과정중의 부산물이고,

저어줘야 액속에 공기가 들어가고 대신 이산화탄소(거품)이 빠져나가는데

그러지 않으니 알콜발효를 해서 술맛이 나게 되는 겁니다..

 

또, 알콜성분은 초산발효를 일으킵니다.

물론 초산발효도 적당한 알콜돗수가 있어야 하긴 하지만

그래도 지나치게 시어졌다.. 하는 발효효소액은 적게나마 초산발효가 일어난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 발효도 무작정 무한정 진행되는게 아니고

액속에 설탕 혹은 다당류들이 모두 소진되고 나면 더 이상 발효에 쓸 당류가 없어서 점차 멈추게 됩니다.

이 과정을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거품이죠..

발효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거품)이요..

때문에 저어주면서 거품이 잦아들고, 저어도 거품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라고 하면

일단 1차적 발효는 끝났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면 2차 발효 혹은 숙성에 들어갑니다..

전 대부분 이렇게 1차 발효가 끝나면 걸러서 재료와 액을 분리하고 액만 따로 담아 2차 숙성에 들어갑니다.

숙성은 액속에 남아있는 성분들이 진정이 되고

소량이나마 남아있는 당류의 발효도 마무리 시키게 되는 것입니다.

2차 숙성은 최소 100일, 적정은 6개월,....... 뭐 그 이상 보관도 괜찮지만

효소연구하는 분들에 의하면 6개월이상에서 1년정도가 제일 효소가 안정적이라고 하더군요.

 

거른지 한달정도 된 양파발효효소액입니다.

담은지는 2달..

사진이 흐릿한데 액은 윗부분은 투명, 중간은 약간 불투명, 아래쪽에 불순물이 가라앉아있습니다. 

 

아래쪽의 불순물..

계속 오래 놔두면 더 가라앉습니다.

이렇게 6개월 보관하고 먹기 시작할때 다시 페트병에 옮겨놓습니다.

그러면서 이 불순물은 버리지요..

다른 효소액도 이렇게 합니다.

그럼 깨끗하고 맛의 변화가 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뚜껑을 열어봅니다.. 

 

아주 달큰하고 향긋한 향이 납니다.

마치 양파를 익혀놓으면 나는 냄새.

희안합니다..

통이 모자라 페트병에 담아 입구를 막고 일주일에 한번씩 열던 통에서는... 썩은양파냄새가 납니다.

그런데 이것에서는 아주 향긋한 양파냄새가 납니다..

그래서 페트병도 결국 한지로 막아 개봉해두었지요.. 

 

가끔 흔들리면서 생긴 윗부분의 건더기들...^^;;

 

한번 저어주면서 살짝 맛을 봤더니 익힌 달큰한 양파맛이 나고 약간 씁쓸한 맛이 나네요..

시간이 지나면 이 씁쓸한 맛이 없어질까요..??

아직 시간은 많이 있으니 맛이 좋아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