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음식/전통주

두번째 술담기 - 방문주(이양주) 1편. 밑술담기.

하제식초 2011. 11. 16. 20:01

엊그제 거른 술의 평은 대부분 시판보담 좋다~~ 였습니다.

그러나 오늘 미지의 남정네가 술맛은 좋은데 살짝 덜 익은거 같다.. 라고 아주 정확하게 술 상태를 말했습니다.

사실 1차 발효가 상당히 모자랐지요... 하핫~~

저도 맛이 뭔가 좀 떨어진다... 누룩냄새가 아직 많이 난다... 뭐 이런 상태였구,

목넘김이 조금 껄끄럽다~~~  라고 하는 제 평과 같은 평을 하더라구요... 

정말 이렇게 차이가 나다니.... 흐흑~~

 

그래서 절치부심. 두번째 술에 도전합니다..

이번엔 방문주입니다.

방문주는 대표적인 이양주로서 문헌상에 나와있는 술..이란 뜻입니다.

대부분의 고전에 이 방법이 나와있어서 대표적인 방법이죠..

이양주란 것은 두번 담는 술이란 뜻으로 밑술을 담고 발효되면 덧술을 넣어 담는 것을 말합니다.

 

처음에 담았던 것은 단양주로 한번만 익히는 술이고,

대부분은 이렇게 두번 담는 이양주를 담습니다.

 

이양주를 담는 제일 큰 이유는 같은 양으로 만들어도 술이 많이 나오고 알콜돗수가 높으며 맛이나 향이 단양주보다 깊고 풍부하다는데 있습니다..

또, 갖가지 약재나 재료를 섞어 향이나 맛을 다르게 하는 술을 담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양주는 전통주인 청주를 거를 수 있으며 맑은 소주도 거를 수 있습니다.

쓰임새가 많죠..

 

기본적인 방법은 단양주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선 밑술을 담습니다.

밑술은 최소의 곡물과 최대의 누룩을 사용해서 최대로 활성화된 효소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때문에 멥쌀 2되(1.6키로 내외.. 혹은 2키로정도까지 가능)와 누룩 750-900그램, 물 7.2리터로 담습니다.

밑술은 쌀로 죽이나 백설기를 만듭니다.

그 이유는 최대한 호화된 상태로 담는게 완전하게 누룩이 발효되기 때문입니다..

백설기는 불린 쌀을 방앗간에서 소금을 넣지 않고 빻습니다.

물주기를 하고 체에 걸러 시루에 앉히고 찝니다..

보통 중불에서 15분 찌고 젓가락을 찔러봐서 가루가 묻어나지 않으면 쎈불에서 5분을 더 찝니다..

완성되면 한김 나가게 한 후에 약간 따듯할때 분량의 물과 누룩을 섞은 것에 넣고 혼화를 합니다.

혼화상태는 거의 죽이 될정도로 주무릅니다..

덩어리진 백설기가 없을정도로 물에 풀어주고 거기에 누룩이 골고루 잘 섞이도록 풀어줍니다.

그리고 소독된 항아리에 넣고 보온에 들어갑니다..

 

만약 밑술을 고두밥으로 할 경우에는 단양주를 했을때처럼 고두밥을 짓고 혼화를 시켜줍니다...

 

항아리 보관온도는 역시 실내온도 25도입니다..

그러나 내부온도는 그냥 손으로 항아리의 아랫부분을 만져 따듯해야 합니다..

밑술 발효때는 절대 뚜껑을 열면 안되기 때문에 온도를 잴 수 없습니다.

때문에 이 항아리 아랫부분을 쓰담쓰담하면서 온도를 맞춰야 합니다.

왜 뚜껑을 열면 안되는지는 아마도 공기의 공급을 최소한으로 시키기 위함이 아닐까 합니다.

알콜발효는 혐기성발효라 공기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근데 최소곡물과 최대누룩이 고품질의 알콜효모를 증식시키는 과정이니 공기를 자주 접촉시키면 자칫 질이 떨어뜨릴까 그런거 같습니다.

 

하여간.. 시간적으로는

죽 혹은 범벅은 24시간, 백설기는 36시간, 고두밥은 48시간 보온합니다..

시간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앞에서 말했듯이 곡물의 호화정도에 따라 달라지는거죠..

 

일단 시간이 되거나 항아리 밑부분이 따닷해지면 냉각에 들어갑니다.

냉각방법은 단양주와 똑같습니다..

 

그리고 덧술을 준비합니다.

보통 덧술의 양은 밑술의 양에 동량부터 10배까지 가능합니다.

10배가 넘으면 술이 만들어지지 않는답니다.

제일 맛있는 양은 10배라고 하는데 그럼 양이 엄청나죠...

덧술이라고 해서 "술"이 아니라 쌀을 말하죠..^^;;

상황에 맞게 적당량의 쌀을 준비합니다..

 

덧술은 순전히 곡물만 들어갑니다..

이미 밑술에서 충분한 수분이 공급되었으니 곡물만 섞이면 됩니다..

찹쌀이나 멥쌀을 백세하고 고두밥으로 지어 차갑게 식힙니다..

냉각된 밑술과 고두밥을 혼화시켜 다시 소독된 항아리에 넣고 2차 발효에 들어갑니다.

이때부터는 단양주의 발효와 동일하게 진행하면 됩니다..

약 30-48시간 발효를 시켜 냉각시킨 후 덧술 발효 온도보다 낮은 온도에서 2-3주 정도 2차 발효시킵니다.

그리고 3주쯤이 되면 용수를 박고 2-3일 지나면 맑은 술이 괴일때 이것을 걸러내면 청주가 됩니다..

2-3일에 한번씩 이렇게 청주를 거르고 더 이상 맑게 걸러지지 않으면 후수를 합니다.

후수란 남은 술에 물을 넣어 술양을 늘리는거죠..

보통은 첫번째 후수를 해서 맑은 혹은 약간 탁하더라도 술을 거르고

두번째 후수를 한 후에 걸러서 나오는 술을 받는답니다.

이 두번째 거른 술이 흔히 많이 보는 동동주 혹은 막걸리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첫번째 거른 맑은 술이 청주로 제사때나 귀한 손님이 올때나 집안의 제일 높은 어른이 드시는 술이고,

두번째 거른 약간 탁한 술은 집안의 남자들이 반주로 마시는 술이며

세번째 찌거미에 후수해서 거른 술은 독한 맛이 빠져서 부드러워 여자들이 즐기는 술이었답니다..^^;;

 

또 중요한 점 하나는

밑술을 담아서 덧술을 담을때까지의 시간이 72시간이 넘으면 안된답니다.

즉, 밑술을 담아 냉각시킬때까지 72시간 안에 해야 하는데

그 이유가 아마도 효모가 제일 활성화되어있는 상태가 그때쯤이 아닐까 싶어요..

제일 건강하고 활성화 되었을때 담는게 아무래도 제일 잘 익고 맛있게 익지 않을까요~~

 

그리고 만약 약재나 향재를 넣어 담으려면

덧술을 혼화시킬때 넣으면 되는데

미리 세척과 손질을 끝내는 것이 좋고 생물상태보다는 건조상태가 도움이 된답니다.

또, 이렇게 약재나 향재를 섞으면 발효력이 살짝 떨어지므로 누룩을 약 100그램 내외로 더 넣어주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이상이 간략하게 정리해둔 방문주 담는 법입니다..

 

저는 지금 백설기와 고두밥 중간 상태의 밥에 누룩을 버무려 넣어두었습니다..

예상시간은 발효시간은 40시간입니다..

쌀을 불려 빻으려고 했지만.. 누가 1.6키로를 빻아주나요...-.-;;

그래서 집에서 믹서기에 갈았다가 피봤습니다..

그래서 그냥 쪘는데 고두밥이 되었습니다.. 하핫~~~

쌀알의 모양이 다 헤쳐진 상태로 고두밥... 희안하죠...ㅋㅋㅋ

하는 수 없이 분량의 물에 수곡을 하고 밥을 섞어 혼화를 시켰습니다..

거품은 잘 나고 밥알이 동글동글 떠오르길레 항아리에 넣고 담뇨를 뒤집어 씌웠습니다..

 

지난번에도 고두밥 찌다 실패했는데 이번에도....ㅠㅠ

그래도 나름 머릴 굴려봤습니다..

백설기보담 덜하고 고두밥 보담 분쇄된 상태이니 중간 상태로 발효시간을 두면 되지 않을까... 하핫~~~

미생물은..... 과학적인 놈이니까요....-.-;;

 

밑술이 끝나면..... 2편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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