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음식/장아찌

곰취장아찌

하제식초 2011. 1. 5. 11:19

곰취는 씁쓸한 맛과 독특한 향이 있는 나물입니다.

간혹 향과 맛이 독해서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때문에 곰취의 사촌인 곤달비가 더 선호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원조는 원조.. 곰취의 맛에 한번 길들여지면

봄만 되면 그 쌉싸레한 맛이 생각나고

산마늘(명이)가 삼겹살과 천상궁합이라면

곰취장아찌는 한우와 기막히게 어울려서 한번 맛본 사람은 잊지 못하고

봄만되면 곰취를 찾아 헤멘다나 어쩐다나....^^;;

 

그러나, 그런 좋은 맛이 있으면 그 맛을 내기 위한 험난한 길이 있습니다.

곰취는 어찌보면 역할 정도로 쓴맛을 갖고 있고

장아찌를 담아놓아 오래 보관하면 검은 물과 쓴맛이 점차 진해집니다.

 

이런 점 때문에 호불호가 강하게 나뉘는 산나물장아찌 이기도 한데요,

전 역시 도시에서 오래 살아서인지 이런 독특한 맛에 잘 적응이 되지 않았지만

곰취장아찌와 한 점 한우, 혹은 삼겹살과 먹는 맛을 잊지 못해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담을 수 있을까.. 생각하다 나름 방법을 찾았습니다.

 

혹시나 독한 쓴맛과 향 때문에 곰취가 꺼려지신다면... 이렇게 담아보세요..

 

 

우선, 곰취를 한번 잘 씻어 소금물에 삭힙니다.

소금물은 1:5정도의 비율로 만들어 미지근하게 식혀서 붓습니다.

뜨거울때 부우면 곰취가 질겨집니다.

보통 3-5일 정도 걸리는데요.

이때 주의할 점은 곰취가 공기중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안그럼.. 까맣게 변해버려요.

3-5일이 걸린다는 것은 곰취의 크기에 따라 시간이 조절되는데요

아기 손바닥이나 조그만 크기의 하우스재배 혹은 쌈용 곰취일 경우엔 3일 정도면 되지만

강원도 산골에서 재배한 노지의 크~~다랗고 두꺼운 거의 야생에 가까운 곰취일 경우엔

5일 혹은 7일까지도 걸립니다..

 

시간이 지나서 소금물에서 건져내면 이렇게 파랗게 되어있습니다.

간혹 노랗게 혹은 좀 더 까맣게 변하기도 하는데 괜찮습니다.

 

 

이것이 곰취를 삭힌 소금물인데 이것보다 더 진하고 씨커멓게 나오기도 합니다.

이렇게 먼저 삭히지 않고 그냥 간장을 부으면

이 시커먼 물이 간장에 모두 배어나와 장아찌를 까맣게 변하게 하죠..

아울로 쓴맛도 우러나와 시간이 지나면 더 써지기도 하구요..

 

소금물에서 건져낸 곰취에 이번엔 찬물을 부어줍니다.

그리고 물위에 떠오르지 않도록 눌러놓습니다.

한나절이 지나면 물이 씨커멓게 변합니다.

짠물과 함께 씁쓸한 맛도 빠져나오는 거죠..

 

이것도 여러번 물을 바꿔가면서 해줍니다.

언제까지 하냐.. 하는 것은 곰취의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물을 갈아줄때마다 곰취를 꼭 짜서 맛을 보세요.

우선 짠기가 다 빠져야 하고 시간이 지나면 쓴 맛이 덜해집니다.

우러나오는 시커먼 물도 점차 줄어듭니다만..

계속 이렇게 물에 담궈둘 수 없으니 나름 이정도면 쓴맛이 괜찮아~~ 싶으실때 멈추시면 됩니다..

 

그리고, 간장물을 각자의 취향대로 만듭니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산마늘(명이) 장아찌와는 달리

곰취장아찌의 국물은 재활용이 불가능합니다.

나름 쓴물을 뺐다고 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쓰고 검은 물이 우러나오기 때문에

나중에 먹어보면 간장물이 그다지.. 맛있지 않아요.

 

팁을 드린다면 곰취장아찌의 간장 맛은 약간 달고 매운 편이 좋습니다..

새콤한 맛과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거 같아요..

매콤한 맛을 주려면 간장을 다릴때 고추씨를 넣으면 됩니다.

그럼 곰취의 쓴맛을 상쇠시켜주고 독특한 향을 살려줍니다..

 

간장이 다려지면 미지근하게 식혀서 꼭 짜놓은 삭힌 곰취에 붓습니다..

국물이 흥건하게 들어가면 몇번 꼭꼭 눌러서 곰취에 골고루 배이게 합니다.

4-5일이 지나면 국물을 따라내서 후르르 끓이고 이번에 차갑게 식혀서 붓습니다..

그리고, 다시 일주일정도 지나면 드실 수 있습니다.

 

 

 

여러번 이것저것 시도하면서 나름 찾은 방법인데요..

손이 많이 가죠..^^;;

그래도 전 이렇게 담아 일년정도, 다음해 햇곰취가 나오기 전까지 먹는데요.

다 먹을때까지 맛도 변하지 않고 나름 색도 그다지 흉측하게 변하지 않습니다.

나름 시간이 지나면 맛이 좀 더 곰삭게 변하기도 하고

어느핸가는 쓴맛이 점차 없어지기도 했네요..(근데 그 이율 밝히지 못했어요...!! 아쉬워라...)

 

나물요리 연구는 계속 됩니다.. 쭈욱~~~~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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